2009년 06월 12일
과거미화와 노망, 소영웅주의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너희는 글렀어. 삽이나 들고 강이나 파라고!
1. 세대론으로 20대를 공격하는 게 민주주의 정신과 상반되는 근거없는 차별이라는 건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권위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할 거면 20대를 잘 교육시키지 못하고 세상의 풍토를 그렇게 만들고 만 60~70년대 생들도 같이 까는 게 어떨까?
2. 충격과 자극을 주면 자기들이 잘 알아서 하겠지-는 낡다 못해 노망이 든 사고방식이다. 뇌 심리학의 안내서인 '브레인 룰스'에 따르면 그런 종류의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누군가의 의욕을 꺾어버려서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드는 일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다. 그 빌어먹을 놈의 근성 이론 싸대는 것 좀 그만하면 안될까?
386은 1990년대 들어와서 쓰이기 시작한 말인데, 당시 기준으로 30대, 80학번 전후, 60년대 출생자라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세대를 이야기한다. 1980년의 '서울의 봄(박정희 피살 후 전두환이 집권하기까지의 권력 공백기)' 당시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치열하고 처절한 해였으며 그 절정은 광주학살이었다. 그 시절에 군사독재에 맞서서 싸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공포와 폭력에 대항해서 목숨을 걸어본 기억이 있으며, 그것이 386세대라는 용어를 자랑스러운 그 무엇으로 만드는 자긍심의 근본이 된다.
하지만 김용민 씨의 저런 인식, 그러니까 386 세대와 현재의 20대를 비교하며 욕해대는 인식의 근간에는 자긍심과 분노만이 아닌 자포자기와 자기혐오가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현실은 언제나 더러운지라 386 세대 중 현실에 마지막까지 항거하고도 사회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사람은 거의 없다. 나이에 비해 취직이 늦고, 과거 때문에 상사들은 꺼리고, 뭐 그렇고 그런 거다. 그런데 자랑스러워야 할 386이 10년 동안 가꿔놓은 세상의 후계자인 20대들은 진보세력을 지지하지도 않고 세상에 감사하지도 않으며, 심지어 보수세력에 투표하는 바람에 이명박 같은 대통령이 탄생했다. 여기서 제대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 생각할 텐데, '저놈들이 글러먹어서 그래.'라고 쉽게 말해버리는 걸로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려 하니 문제인 거다.
김용민 씨가 가지는 것 같은 편벽한 시점을 또 다른 편벽한 시점으로 대체해보면, 민주주의의 진정한 문제는 민주화가 본격화되었다고 믿어지는 김대중-노무현 10년 정권 동안 잉태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 일 없었다-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그 10년 동안 일어난 모든 변화들은 오래된 세상에 길들여진 구세대에게 공포심을 심어주었으며, 노무현 정권이 끝날 즈음 진보세력이 '끝났다'는 것에는 대다수의 사람이 동의하고 있었다. 상황을 그 모양으로 만든 건 당시의 기수이던 60~70년대 출생자들이라고 말하면 거기에 대해서 좋은 반응이 나올까? 당연히 아니다. 다들 자기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말할 테니까, 세대에 대해서 욕하려면 전혀 어려울 게 없지만 거기에 정당성이 있다는 건 근본적으로 헛소리다.
무엇인가에 대해서 욕하는 것보다, 어떤 점을 인정하고 칭찬해야 할 지에 집중할 때다. 농부가 되고 싶다면 작물을 기를 일이지 잡초 뽑는답시고 다 파헤쳐놓지 말라. 정 뽑는 것 밖에 못하겠으면 다른 뽑아야만 할 것들 놔두고 애꿎은 젊은 세대 괴롭히지 말라는 이야기다.
P.S.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남 탓 하며 히스테리 부리지는 맙시다. 제대로 해보려는 마음 있는 사람들은 생각도 안 하죠?
# by | 2009/06/12 07:33 | 넌픽션 | 트랙백(2)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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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성경에도 창세기에 "요즘 사람들은 예전같지 않아."라는 말이 있었죠. 하여간 이놈의 페턴은 역사가 변해도 무한반복 리프를 타는 것 같습니다.
저런 주장은 젊은 시절 특유의 자학감에 시달리는 20대에게는 '따끔한 충고 고맙다'라는 식으로, 그 이상의 세대에게는 '속 시원한 지적이다'라는 식으로 호응을 얻기 쉬워서 그런지 패턴만 좀 바뀌어서 계속 반복되더군요.
그냥 웃고 말아야지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