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망설임.

 

 나는 내 삶에서, 일단 밤의 영역으로 들어간 사람들, 한 번 실수를 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 궤도가 바뀌기 위해서는 당연히도 본인의 결심(보통은 후회에 기반한)이 있어야 하고, 주변의 환경 또한 바뀌어야 하기 마련인데 보통은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되지 않기 마련이고, 어쩌다가 한 가지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다른 하나가 그렇게 되기는 힘들다.

 결국 밤의 영역으로 들어가버린 사람을 발견했을 때는, 지금 당장 제거해야 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지를 망설이게 된다. 아마도 이런 이성이 아닌 본능 부분은 어떻게 해야할지 이미 결정해두고 있을 테지만, 이 마음에 들지 않는 망설임은 조금 더 여기 서서 기다리게 한다.

 중학교 2학년 정도로 되돌아가는 감각이다. 거 참.

by Moonseer | 2012/03/31 09:58 | 그 이외 | 트랙백

진실.

 

 세상은 공정하지 않으며, 나는 자유롭지 않으며, 삶은 아름답지 않다.

 나는 인간을 사랑하지 않으며, 진실을 위해 목숨을 걸지 않으며, 자유를 위해 피를 흘리지 않는다.

 나는 자신이 자랑스럽지 않으며, 미래를 믿지 않으며, 행복을 꿈꾸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간다. 타인과 상관없이, 그저 내가 바라는 걸 위해서.

 

by Moonseer | 2011/12/31 01:00 | 그 이외 | 트랙백

봄을 기다리는 겨울에.

 

 
 김근태 씨가 돌아가셨다.

 무책임하게 말 내뱉기 좋아하는 헛똑똑이들이야 이해 못할지 모르지만, 사람만 보면 약점부터 눈에 들어오는 나 같은 말종도 흠을 잡기 힘든,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다.

 한국의 인터넷 정치에 걸려있던 자물쇠가 풀어지려 한다. 그래서 눌려있던 어둡고 비틀린 마음들과 자유를 찾는 피맺힌 울부짖음이 사방으로 울려퍼지게 되리라.

 나는 봄이 오면 잠자던 나무들이 깨어날 거라고 믿어왔다. 깨어난 나무들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by Moonseer | 2011/12/31 00:54 | 그 이외 | 트랙백

한국전력 순환단전 사태.

 

 이 내용은 픽션입니다. 현실의 사건 및 단체, 인물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1. 전력관리(한국전력)-배전관리(전력거래소)-실제 발전(각 발전회사들)의 3가지 업무가 개별적으로 놀게 되어있다.

 2. 대응 매뉴얼이 애초부터 잘못됐다(대응 매뉴얼 작성 시 해외의 전력컨설팅 업체에서 온 기준안을 한국전력에서 변경함).

 3. 현재 최고결정권자가 낙하산 타고 온 사람이라 매뉴얼대로 하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지식경제부 관련자).

 덧. 픽션이니 기밀누설로 고소당하지는 않겠지요(...).

by Moonseer | 2011/09/19 12:05 | 픽션 | 트랙백 | 덧글(2)

안철수, 서울시장, 그리고 그 이외의 무엇.

 


 1. 누가 되든 이번에 서울시장이 되는 사람은 지독한 독박을 뒤집어쓰고 시작해야 한다. 지금의 서울, 대한민국의 중추라는 도시가 어느 정도로 끔찍한 곳인지 완전하게 아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지 않을까.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일부만으로도, 이 도시와 이 나라를 이 상황으로 끌고온 무지와 이기심을 끔찍하게 혐오하고, 분노를 느낀다.

 2. 안철수 씨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그건 그저 자기가 해보고픈 걸 해보기 위해 그 이외의 걸 대가로 치르는 일이다. 그리고 그가 그런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은 그저 그 이유로 그를 지지한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저 그가 부럽다.

 3. 지금의 방식으로 이미 이 상황에 답이 없다는 건 이미 다들 알고 있다. 그러므로 다르게 해보겠다는 사람에게 기대를 품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저 뻔한 시야와 앵무새 같은 어조로 이게 이러니 저게 저러니 지껄여대며 다른 사람들을 눈 아래로 내려다보려는 사람들을,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비웃어주고 싶다.

 나는 그저 잠자던 나무들이 봄이 오면 깨어날 거라는 사실을 믿는다.

by Moonseer | 2011/09/05 23:00 | 넌픽션 | 트랙백

이글루스는.

 

 공동체에는 자정 능력이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그 자정 능력을 틀어막을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보여주는 예이다.

 그리고 네트워크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었던 이들에게, 그 네트워크조차도 충분히 틀어막고 통제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가 되어가고 있다.

 힘이 있는 자들은 디스토피아를 꿈꾸지만, 아직 체크포인트는 두 개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렇게 쉬운 일도 아닐 것이다. 나는 그저, 잠자던 나무들이 봄이 오면 깨어날 거라는 사실을 믿는다.

by Moonseer | 2011/06/29 14:25 | 그 이외 | 트랙백 | 덧글(1)

반론.

 
수많은 남성들이 여성과 함께 일하기를 기피하는 이유 요약

하기 나름이다.

덧. 대상이 불분명한 패러디는 위험하다.

by Moonseer | 2011/06/22 18:50 | 그 이외 | 트랙백

정의라는 이름의 욕망.

 

 혼자서는 외롭기 때문에 사회에 속하고 싶고,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싶기 때문에 올바르게 살고 싶다. 
 
 이게 사람으로서는 도리어 당연한 거지 않을까.

by Moonseer | 2011/06/22 13:28 | 그 이외 | 트랙백 | 덧글(6)

좌파, 우파.

 

 일단 저 용어가 사용되는 시점에서 실패다.

by Moonseer | 2011/06/22 13:16 | 그 이외 | 트랙백 | 덧글(2)

현 대한민국 대통령과 '종교의 자유'에 관하여.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공적인 장소에서 '이명박 개새끼'라고 발언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기소되는 것도 두렵지만, 그 이전에 국가 원수에 대한 예의를 지켜서 국가의 품격이 유지되도록 해야 할 - 그래서 이 국가에 속한 사람들이 수치심이나 분노를 느끼는 걸 피해줘야 할 - 도덕적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현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공적인 장소에서 특정 종교에 대한 편파적인 지지를 표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비난당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그 이전에 간접적으로라도 특정 종교에 힘이 집중되어 국민이 가진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노력할 도덕적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위에서 말한 두 가지 '공적인 장소'는 대부분의 경우 흡사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프로테스탄트 기독교 교회의 기도회에서 '이명박 개새끼'라고 발언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대통령도 무릎을 꿇고 기도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니었을까?

 덧. 시민의 도덕적 의무, 민주주의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원칙에 대해서 기본부터 다시 교육받아야 할 사람들이 보인다.


 

by Moonseer | 2011/03/09 10:01 | 넌픽션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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